수소가 미래 에너지의 답이라고 믿으셨습니까? 수소 자체보다 암모니아 쪽에 관심이 더 많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영하 253도라는 극저온 없이도 상온에서 액화 저장이 가능하고, 수소보다 에너지 밀도도 높습니다.
KAIST와 한국세라믹기술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공동 연구진이 손톱만 한 크기의 PCFC로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을 입증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PCFC가 해낸 것과 제가 놀란 이유
PCFC(Protonic Ceramic Fuel Cell), 즉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란 고온에서 세라믹 전해질을 통해 수소 이온(프로톤)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만드는 방식의 연료전지입니다.
기존 수소연료전지와 달리 암모니아를 수소로 분해하는 크래킹(cracking) 공정 없이 암모니아를 연료로 직접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700℃에서 단전지 기준 2.04W의 출력을 달성했고, 600℃에서 255시간 연속 안정 구동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크기의 단전지에서 이런 수치가 나오면 놀라운 성과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내 에너지 연구 기관들이 암모니아 직접 활용 기술에서 세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출처: KAIST](https://www.kaist.ac.kr)).
제가 이 기술에 주목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응용 범위입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탈탄소 선박 연료, 에너지 자립 발전 시스템까지 쓸 수 있는 기술이라면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중요한 사항은 255시간이라는 숫자,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실제 발전소나 선박 엔진은 수만 시간의 연속 운전을 전제합니다. 255시간은 약 열흘 남짓입니다.
연구 단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 맞지만, 상용화 기준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 입니다.
질화현상과 내구성, 이게 진짜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일반적으로 PCFC는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 덕분에 차세대 청정 기술로만 소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암모니아 환경에서의 소재 거동을 들여다보면, 장밋빛 전망과는 꽤 다른 현실이 보입니다.
1.가장 심각한 문제는 질화현상(Nitridation)입니다.
질화현상이란 암모니아가 전지 내부에서 분해될 때 생성된 질소 원자가 연료극의 핵심 소재인 니켈(Ni) 촉매와 결합하면서 부피 변형과 균열을 일으키는 현상 입니다.
전지가 스스로 부스러지는 메커니즘입니다. 수천 시간이 지나면 촉매 표면이 망가지고, 출력이 뚝 떨어집니다.
2. 문제는 ASR 증가입니다. ASR(Area Specific Resistance)
면적비저항이란 전극 단위 면적당 이온·전자의 이동을 방해하는 저항 값을 말합니다.
장시간 운전하면서 ASR이 올라가면 같은 연료를 넣어도 꺼내는 전기가 점점 줄어듭니다. 이게 바로 성능 열화(degradation)의 정체입니다.
3. 세라믹 소재 고유의 열충격 취약성입니다.
PCFC에 쓰이는 BCZY, BZCY 같은 프로톤 전도성 세라믹 전해질은 열팽창 계수가 금속과 달라, 시스템을 껐다 켜는 과정에서 미세 균열이 누적됩니다.
이 문제는 Cermet(써메트) 소재로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써메트란 세라믹(Ceramic)과 금속(Metal)을 복합화한 소재로, 세라믹의 내열성과 금속의 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 아직 대면적 전지에서의 양산성 검증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암모니아 PCFC 상용화를 가로막는 핵심 과제를 정리.
- 니켈 기반 연료극의 질화현상으로 인한 촉매 수명 단축
- 장시간 운전 시 ASR 증가에 따른 출력 열화
- 열충격에 의한 세라믹 전해질 균열 누적
- 미반응 암모니아(Slippage) 누출과 질소산화물(NOx) 후처리 장치 필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루테늄(Ru)·코발트(Co) 등을 니켈에 미량 도핑한 고엔트로피 산화물 촉매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질소 원자가 촉매 내부로 침투하는 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도 소재 기반 R&D 과제들이 이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수소 기술 로드맵에서도 암모니아 직접 활용 연료전지를 핵심 과제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https://www.motie.go.kr)).
제가 직접 이 기술의 논문들을 여러 편 들여다봤는데, 솔직히 '내구성 목표 설정'과 '실제 달성' 사이의 간극이 아직 큽니다.
단전지 수준에서의 성과를 스택(Stack), 즉 여러 단전지를 적층한 시스템 단계로 끌어올릴 때 어떤 문제가 발생 할 지는 또 다른 문제가 됩니다.
결론 : 이 기술의 미래는 소재 단의 싸움입니다.
암모니아 환경을 버텨낼 나노 복합 합금 촉매와 써메트 공정 기술을 누가 먼저 양산 수준으로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입니다.
연구 성과 자체는 세계 수준임이 분명하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이 기술이 실제로 몇 만시간을 견뎌낼 때 비로소 그 말이 성립한다고 봅니다.
아직은 실험실과 현장 사이에 적지 않은 거리가 남아 있고, 그 거리를 좁히는 소재 기술에 진짜 기회가 있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국내 소부장 분야에서 암모니아 내환경성 촉매를 연구하는 기관들의 동향을 함께 추적해 보시길 권합니다.